제목 | (197) 짝궁의 다리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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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4-10-28 | 조회수1,065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2004년10월28일 목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데오) 사도 축일 ㅡ에페소서2,19-22;루가6,12-19ㅡ
짝궁의 다리통
나는 가끔 짝궁과 보낸 첫날 밤을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첫 밤은 로맨스일 것이다.
서툰대로. 기쁜대로, 떨리는대로, 두려운대로 어색한대로, ...........!
그러나 나의 첫 날 밤은 짝궁의 다리통이다. 그렇게 굵고 단단한! 불뚝거리는! 사내의 다리통은 처음이었다. 진짜 굵고 무서웠다.
지금 짝궁의 다리통은 가늘어 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고단한 잠결에 누운 머리결은 백발이고 검고 거칠어진 피부에 세월만큼! 흔적만큼! 굳어진 얼굴은 웃어도 근심을 담고 쓰려도 미소가 흐른다.
아직은 힘이 모자라 보이지는 않지만 탱탱하지 못하고 벌써 쪼글한! 처진! 힘 잃은! 가죽이 쓰다 남은 살들을 부여잡고 있다.
맞다. 기둥보다 단단한 힘으로 서 있었는데 지금은 새 다리 되어 기운없이 누워있다. 만저보니 출렁거린다.
하지만 짝궁의 다리통은 있다. 없어지지 않고! 차돌보다 탱글탱글하고! 참나무보다 기운 센! 자식놈의 장단지다. 이 어미의 허리통 하고 맞묵는다. 새끼가 자랐는가 보다. 저렇게 옹골진 내 아들은 짝궁의 살점인가 보다.
ㅡ그 무렵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날이 밝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그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루가6,12-13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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