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갈 길을 미리 닦아 놓은 동생 마태오 (대림 제 3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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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현철 | 작성일2004-12-15 | 조회수991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나의 갈 길을 미리 닦아 놓은 동생 마태오 (대림 제 3주간 목요일)
십자가를 안테나로!
성탄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저의 동생 마태오가 먼저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서둘러 귀국하여 간신히 장례미사 전에는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떠나간 동생이 아쉬운지 동생의 초등학교 친구들이 가톨릭 병원 장례식장을 가득히 메우고 있었습니다. 대구 효성(샛별)초등학교 50회 동창회 회장의 말로는 동창회 모임보다 더 많은 동기들이 모였다고 했습니다. 동생 마태오는 저희 7남매( 9년 사이에 3남 4녀 ^^*)중에서 가장 착하고 똑똑하여 마치 샛별과도 같은 동생이었습니다. 다소 이기적인(?) 다른 형제들에 비해 마태오는 늘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늘 일정한 시간이 되면 대구 남산동에 있는 성모당과 그곳에 성직자 묘지에 가서 기도를 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마태오의 지속적인 기도는 30년간 그가 죽기 전까지도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이상주의자였던지, 고 3 때 문을 두드렸던 모 수도회, 그리고 입학했던 모 신학대학, 일반 대학 대학생때 관심을 보였던 노동자 인권문제등의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알콜 중독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40세의 나이로 먼저 영원한 이상향인 하늘나라를 향해 기어코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동생은 가끔 완전하다는 항공기(교회, 사회등...)에서도 무선항법장치가 고장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저별은 너의 별’편 참조). 저는 화장이 되어 뜨거운 하얀 재가 된 마태오의 유골을 아버님의 무덤가에 뿌리면서, 동생 마태오가 성탄의 하얀 눈이 되었다는 것과 모든 것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용서하고 떠났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신부는 죄인에게 항복하소서’편 참조).
왜 우리는 해마다 성탄절에 하얀 눈을 기다리게 될까요? 그것은 하얀 눈은 모든 것을 사랑과 용서로 덮어주는 하느님의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 펄펄 내리는 함박눈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무한한 자비와 축복,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느님 아버지는 우리 죄인들을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 외아들을 아기 예수님의 모습으로 감옥과도 같은 이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주님, 저의 동생 마태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동생 마태오는 당신과 함께 죽었으니, 당신과 함께 부활하리라 믿나이다. 그리고 주님, 저를 씻어 주소서. 눈보다 더 희게 되리이다. 아멘. (로마에서 가브리엘 통신)
십자가를 안테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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