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37) 그대는 아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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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5-01-11 | 조회수1,20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그대는 아는가? 이순의
그대는 아는가? 멈춘 듯 고요한 숨결 한 모금에서도 세상을 한 문장에 담은 詩 한 수로 읽을 수 있고. 절제 된 눈길 한 번에서도 비 오는 날의 수체화 같은 수필 한 편이 읽혀질 수 있고. 정지 된 몸짓 하나에서도 파란만장한 역사소설 한 권을 읽어 내려 갈 수 있다는 걸!
마음을 청해 본 사람에게서 마음을 받았을 때 그대는 어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의 마음을 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의 마음을 받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의 마음을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제야 詩 한 수를 읽어야 할 숙제 앞에 놓인 그대에게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은 사람의 지긋한 침묵을 아는 체 하지 말아달라고 청하고 싶습니다.
시와 수필과 소설을 다 읽었으니 삶의 여정에 담아 채워야 할 백지만 원할 뿐. 다시 읽어야할 여력은 이미 쇠잔하여 힘 없고! 지치고! 서러워! 쉬고 싶다고, 쉬고 싶다고, 세상만사를 쉬고 싶다고 하는데.....
그는 알고 있습니다. 숨결 한 모금, 눈길 한 번, 몸짓 하나의 사랑이 어떠했는지를!
마음을 청해 본 사람의 마음이 왔을 때 햇살 앞에 놓인 아침 풀잎의 이슬 한 방울처럼 그대가 내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
그대는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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