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의 꽃 채송화는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 기가 팍 죽었다. 자기보다 아름다운 꽃들이 너무도 많았다. 채송화는 꽃의 요정한테 사정사정하였다. "제발 내 꽃을 바꿔 줘요. 내 꽃은 정말이지 볼품이 없어요." 꽃의 요정은 흔쾌히 채송화의 청을 들어 주었다. "그래, 어떤 꽃을 원하느냐?" 채송화는 가장 큰 해바라기 꽃을 지목했다. 이내 채송화한테 해바라기 꽃이 얹혀졌다. 채송화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이고, 이 꽃은 무거워서 안 되겠어요. 저기 저 나팔꽃을 주세요." 꽃의 요정은 채송화한테 그가 원하는 나팔꽃을 얹어 주었다. 채송화의 입에서 또 다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건 미친 사람 치맛자락 같군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날아갈 것 같아서 불안해요. 저기 저 얌전한 수련꽃을 주세요." 꽃의 요정은 두 말 않고 수련꽃을 얹어 주었다. 그러나 채송화의 마음에 안 들기는 이 꽃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왜 이렇게 목이 마르지요? 아, 물에서 사는 꽃이라 그렇군요. 안 되겠어요. 당신이 나한테 가장 알맞은 꽃을 선택해 주세요." 꽃의 요정은 빙그레 웃으며 채송화 본래의 꽃을 채송화한테 주었다. "아, 아주 좋아요. 이 꽃하고 함께 영원히 살겠어요. 그런데 언제 한 번 같이 살아 본 적이 있는 것 같네요. 무슨 꽃이죠?" 꽃의 요정이 대답했다. "채송화, 바로 네 꽃이란다." 정채봉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중에서 ♧ 안나 언니, 이 글 속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들이 있어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이네요. 채송화, 나팔꽃, 해바라기... 채송화 본지도 퍽 오래 된 거 같아요. 나팔꽃두요. 고국에서 소피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