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민 ♣
[마르 2,1-12]
며칠 뒤에 예수께서 가파르나움으로 가셨다. 예수께서 집에 계시다는
말이 퍼지자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마침내 문 앞에까지 빈틈없이 들어
섰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계셨다.
그때 어떤 중풍병자를 네 사람이 들고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
아 예수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가 계신 바로 위의
지붕을 벗겨 구멍을 내고 중풍병자를 요에 눕힌 채 예수 앞에 달아 내
려보냈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 받았
다"하고 말씀하셨다. 거기 앉아 있던 율법학자 몇 사람이 속으로 "이
사람이 어떻게 감히 이런 말을 하여 하는미을 모독하는가? 하느님말고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중얼거렸다.
예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어찌하여 너희
는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느냐? 중풍병자에게'너는 죄를 용서받았다'하는
것과 '일어나 네 요를 걷어가지고 걸어가거라' 하는 것과 어느편이 더
쉽겠느냐? 이제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사람의 아들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중풍병자에게 "내가 말하는 대로 하여라. 일어나 요를 걷어가지
고 집으로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중풍병자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벌떡 일어나 곧 요를 걷어가지고 나갔다.
그러자 모두들 몹시 놀라서 "이런 일은 정말 처음 보는 일이다"하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야곱의 우물』- 2003년 1월 17일자《매일성서묵상》에
실린 춘천교구 신남 천주교회 오세민 신부님의 글입니다.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내가 그린 최초의 그림을 냉장고에 붙여놓는
걸 보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난 신이
존재하며, 언제나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잠들어 있는 내게 입맞추는 걸 보았어요.
난 내가 사랑받고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때로는 인생이라는 것이힘들며,
우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날 염려하고 있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내가 원하는 모든 걸 꼭 이루고 싶어졌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내가 본 모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었어요.
(작자 미상)
우리가 예수님을 좋아하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부드럽고
섬세한 시선 때문입니다. 특별히 가진 것 없고 소외된 이들
에게 보내는 무언의 격려와 뜨거운 사랑 때문에 우리는
그분을 따릅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이 얼마나 위대한 선언입니까?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이들에게, 무거운 사회적 편견과
죄의식에 짓눌려 인간으로서 존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그분의 시선에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뜨거운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 목숨마저 내어줄 수 있는 사랑에 우리는
그저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각해 주시며 사람이 무엇
이기에 이토록 보살펴 주십니까?" (시편 8,4)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해방이란 무엇입니까? 진정한 구원이란 무엇입니까?
바로 사람들을 모든 속박에서 풀어주는 일이요, 자유롭게
해주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 시선 †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이들에게,
무거운 사회적 편견과 죄의식에 짓눌려
인간으로서 존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그분의 시선에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뜨거운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 하느님 내 주시여(시편 8) ♬ - 신상옥
하느님 내 주시여 내 주시여 온 땅에
당신 이름 어이 이리 묘하신고 내 주 하느님
우러러 당신 손가락이 만드신 저 하늘하며
굳건히 이룩하신 달과 별들을 보나이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십니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나이까
천사들 다음 자리에 우리를 고이 앉히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나니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십니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나이까
통틀어 양떼와 소들과 통틀어 들짐승하며
새들과 물길따라 두루 다니는 물고기를
하느님 이 모든 것들을 우리게 맡기셨으니
어린이 젖먹이들 모두 다 당신께 노래합니다
오 하느님 오 하느님 당신께 노래합니다
[잠언 14,13]
웃음 속에도 슬픔이 있고
즐거움이 서글픔으로 끝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