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꽃
고요한 깊은 산 숲 정겨운 밭 논 둑 초가 집 마당 끝 기와 집 정원 한 모퉁이 어디든 바람 타고 날아와 자리 잡고 씨눈을 열고 싹을 내고 자라서 자신의 꽃을 피워내어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갈증을 해소하고 가뭄이 오면 아침이슬에 만족하며 제 생명을 보존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결에 몸을 맡기고 꺾으면 꺾이고 밟으면 밟히고 모진 풍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히 꽃을 피워내어 사람들을 기쁘게 합니다.]
서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제 고운 빛깔을 낼 뿐 잘 난 체를 하거나 자랑을 하거나 자리다툼을 하거나 시기 질투를 하거나 서로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만 고집하거나 자기만 보아 달라고 보채지 않습니다. 초연히 꽃을 피워내어 사람들을 감동하게 합니다.
2005년 2월 5일
연중 4주간 토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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