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참나무가 화덕에 들어가 제 몸을 모두 태우고 나면 한 토막의 재가 남습니다. 참숯이죠. 그 재는 간장의 독을 없애주고 물을 맑게 하고 다시 몸 태워 신선한 불로 많은 유익을 세상에 줍니다.
금광석이 용광로에 들어가 제 몸을 모두 태워 버리면 한 알갱이의 재가 남습니다. 금이죠. 그 재는 금 잔이 되어 귀한 대접을 받고 세상의 모든 귀한 물건의 재료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바닷물이 염전에 들어와 제 몸을 모두 불살라 버리면 한 줌의 재가 남습니다. 소금이죠. 그 재는 부패를 막고 제 몸 녹여 온갖 맛을 내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기운을 나게 합니다.
2005년 2월 10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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