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당신을 찾아 바다를 건너 계곡을 돌아 언덕을 넘어 여기 왔습니다. 저 혼자 인 줄 알았습니다.
내가 뜻을 세워 내가 힘이 있어 내가 지혜 있어 내가 능력 있어 여기 왔습니다. 저 혼자 인 줄 알았습니다.
너무 슬플 때 너무 고단 할 때 너무 목이 마를 때 너무 외로울 때 당신 찾았습니다. 그러나 늘 침묵 하셨습니다.
당신을 원망하고 당신을 불신하고 당신을 떠났습니다. 문득 눈을 감고 여기까지 온 길을 뒤돌아보고 당신이 동행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하였습니다.
당신은 온갖 위험 속에서 당신은 표나지 않게 당신은 들리지 않게 저의 손을 잡아 이끌고 저의 발을 옮기게 하여 여기까지 오게 해 주시고 제 곁에서 빙그레 웃으시며 조용히 저를 바라보십니다.
2005년 2월 28일
사순 3주일 월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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