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드신 분은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나는 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내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떻게 다루어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나를 내신 하느님께로 가까이 나아가고자 나 자신을 다스리려 애를 써도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마태오 26, 44)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내 마음대로 내 몸은 잘 따라주지를 않습니다.
그런 내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나의 마음'입니다.
나를 내신 분께로 향한 나의 마음!
당신을 차지하기 위해서 세상 모든 것을 버릴 가난한 나의 마음!
창조주이시며 주인이신 분 앞에서 겸손되이 머리를 숙이는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 뿐입니다.
그분은 이미 나를 내시기 전부터
다른 모든 것을 다 가지고 계신 분으로
'당신께로 향한 나의 겸손된 마음'만을 원하시기에
그 마음만을 보시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약한 본성을 지닌 나"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게
당신께로 향해 이끌어 들여 주십니다.......
죄를 지어 부끄러움을 당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그 사실을 모르거나 죄를 짓게 하시려고
약한 본성을 지니도록 만드셨겠습니까?.....
아닙니다!
부끄러움을 당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물론 없고
하느님께서 모르고 사람을 그렇게 만드신 것도 결코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너무나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내 안에 당신의 풍요로움을 넘치도록 채워주시기 위해서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셨습니다......
"당신께서 나를 만들어 주신 그 사랑"을 가지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도 당신께로 향해 나아오기를 바라시는
아버지의 마음!
어렵고 힘겨운 뜀박질 끝에 오는 희열을
맛보게 해주고 싶어 하시는 아버지의 그 마음!
당신께 달려오는 아이에게서 조금도 눈길을 떼지 않으시고
가슴조리며 기다리시는 아버지!
그분은 혹여 내가 넘어질세라
그 길에서 장애물이란 장애물은 다 치워놓고
길을 반듯하게 잘 닦아놓고 기다리시는
"사랑이 넘치시는 자비로우신 나의 아버지"이십니다.....
그 아버지는 아이가 상상할 수조차도 없는
너무나도 엄청난 상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 모든 것은 다 아이를 위해서 마련되었고,
그 상을 주시기 위해서 뜀박질을 시키신 것이고
'그 상급은 영원히 아이의 것'입니다.....
'죄를 짓지 않는 것'과
'보이지 않는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일'이
밥 먹듯이 쉽게 되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렇다면 상을 받는 기쁨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참으로 냉랭하지 않겠습니까?....
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똑같은 죄를 수도 없이 거듭거듭 짓고 또 지으면서
그래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아버지께로 향하여 달리고 또 달리는 아이를
사랑이 넘치시는 자비로우신 아버지께서
어찌 돌보아주시지 않겠으며 어찌 내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수도 없이 죄를 짓고 또 지으면서도
조금도 굽히지 않고 계속 뉘우치고 결심하고 "고해 성사"를 보며
아버지께로 향해 달리는 아이는
마치도 마라톤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서
남들이 안 하는 고된 훈련을
피땀 흘려가며 끊임없이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 세상사람 모두가 고된 훈련을 하지 않아도
42.195Km 마라톤 코스를 잘 달릴 수 있다면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의 영광이란 결코 있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듯이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죄에 빠지는
'약한 본성을 거슬려 덕에 나아가는 일'이 참으로 힘든 일이기만 하기에
그 일은 '참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며 그렇기에 마침내는
"영광의 월계관"을 받아쓸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버지께서 내게 씌워주실 "영광의 월계관"은
"아버지와 함께 영원히 먹고 마시며
끊임없이 줄지 않는 참 행복을 얻어 누릴 수 있는 자격증"입니다.
그 자격증!
영원한 아버지의 나라에서 영광의 월계관을 받아쓸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의 우리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며
얼마나 기쁠 지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으십니까?
사랑하는 가족님들! 우리 모두 손잡고 나아갑시다!
올림픽에서의 금메달보다도 더 큰 영광의 월계관을 받아쓰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