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라
깨어라 나 여기 있다. 너 대신 매 맞아 상처투성이로 이렇게 여기 있다. 너는 돈에 눈이 멀어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네 마음대로 사는구나. 이제 돈을 바라보는 눈으로 내 모습을 보아다오.
깨어라 나 여기 있다. 너 대신 채찍질 당하여 기진맥진하여 신음하며 이렇게 여기 있다. 너는 술과 방탕에 취하여 일부러 나를 피하고 검은 열락 에 푹 빠졌구나. 이제 혼돈에서 헤어나 내 모습을 보아다오.
깨어라 나 여기 있다. 너 대신 십자가 짊어지고 피땀을 흘리며 맥없이 이렇게 여기 있다. 너는 명예와 권력을 탐하여 오히려 나를 핍박하고 온갖 부정에 물들었구나 이제 부패에서 벗어나 내 모습을 보아다오.
깨어라 나 여기 있다. 너 구원 위하여 못 박히고 물과 피를 다 쏟으며 이렇게 여기 있다. 너는 눈물과 참회로 내 모습을 네 가슴과 영혼에 각인하고 간직하여 네 삶 안에서 나를 부활시켜 내가 너로 하여금 당한 수난의 보람을 갖게 해다오.
2005년 3월 3일
사순 3주간 목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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