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93) 잘 보내는가 싶었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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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5-03-11 | 조회수977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2005년3월11일 사순 제4주간 금요일 ㅡ지혜서2,1ㄱ.12-22;요한7,1-2.10.25-30ㅡ
잘 보내는가 싶었는데 이순의
푸근했던 겨울을 믿은게 잘못이었습니다. 믿을게 따로있지 믿을걸 믿었어야지.
키워온 화초들을 홑겹 창가에 놓았습니다. 온실 효과도 있고 제법 잘 자라서 훈훈한 온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놓을 자리 없는 빈한함에 거기 그렇게라도 안심이 되었더랍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한 걱정도 없이 염려도 없이.
골목길의 목련봉오리가 톡! 하고 불거져 얼른 달려와 방안의 중창을 열었습니다. 잘 있을거라고, 생생했던 초록에게 우리도 함께 기지개를 켜자고 햇살이 오신다고.
나 혼자만 나 혼자만 태평 했었나 봅니다. 겨울의 끝에서 봄에게 밀리던 동장군의 마지막 분풀이가 칼을 휘둘러 내 고운 생명들의 목을 싹둑.
다 죽었습니다. 내내 잘 자라서 마지막 전쟁의 찬설을 우려하지 못한. 으흐흑! 믿지말걸.
ㅡ그러자 그들은 예수를 잡고 싶었으나 그에게 손을 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예수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던 것이다. 요한7,30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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