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심 생활에 대한 훈계 ♣
제 19 장
◎ 성실한 수도자의 과업.◎
1. 성실한 수도자의 생활은 모든 덕에 빛나야 하니
밖의 사람들이 알아 주는 만큼 안으로도 그러해야 한다.
밖에 드러나는 이상으로
안으로 덕이 더 많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극히 두려워해야 할 하느님이
우리가 어디 있든지 살피고 계심이요,
천사들 처럼 깨끗하게 하느님 앞에서
걸어가야만 하는 까닭이다.
처음 우리가 입회(入會)했을때처럼
날마다 지향을 새롭게하고
열정을 발하도록 마음을 움직이면서
이런 기도를 할 것이다.
오! 주 하느님이여, 나 착하게 살려는 결심에,
또 당신을 거룩히 섬기는 일에 나를 도와주시고,
나 오늘까지 별로 잘한 일이 없으니 은총을 내리시어
오늘 당장에 완덕의 길을 시작하게 해주소서.
2. 우리가 뜻을 드리는 만큼 우리가 진보할 것이고,
많이 진보하려는 사람은 삼가 애써야 한다.
힘차게 뜻을 세워도 실패하는 수가 있는데
결심하는 바가 별로 없거나 있다 해도
굳세지 못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잘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이뤄지지 아니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매일 해야 할 일과 중에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궐하는 바 있으면 손해가 간다.
의인의 결심이 실현되자면
하느님의 은총에 의존해야 하고,
자기 지혜만을 믿어서는 안된다.
무엇을 하려 하든지 다
하느님께 의존해서 할 것이다.
사람은 무엇을 하겠다고 뜻을 세울뿐이고,
하느님만이 이루어지게 마련 하신다.
사람이 하려는 대로 일은 이루어지지 아니한다.
3. 무슨 선행을 하기 위해서 또는 남을 돕기 위해서
일과를 궐하면 그후 보충하면 된다.
그러나 마음이 게을러지고
염증이 나서 일과를 궐하면
이느 탓이 되고 손해가 되느니라.
우리는 우리 힘이 자라는 대로 다하자.
그래도 많은 일에 실패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항구히 결심해 나가고,
특히 우리에게 가장 방해되는 일에 대해서
이겨나갈 결심을 할 것이다.
안으로 생각하는 일이나 겉으로 하는 일이나
다 잘 살펴 정돈해 나가야 한다.
내부의 것이나 외부 일이나
다 같이 덕에 나아가는데 중요하다.
4. 언제나 계속해서 마음을 수습치 못하면
적어도 아침에나 저녁에
한 번씩은 고찰해서 행동을 정리해야 한다.
아침에는 뜻을 세우고 마련하고,
저녁에는 하루 동안 말이나 행동,
생각이 어떠했는지 살펴 보아야한다.
아마도 하느님의 뜻을 배반하고
남을 해친 일이 있을것이다.
악마의 흉계를 이겨 용감히 네 몸을 단속하라.
먹고 마시는 데 절제 있게 하라.
그러면 육정을 이길 수 있으리니,
한가히 살지 말라.
책을 보든지 글을 쓰든지 기도를하든지
묵상을 하든지 하며 살라.
육체노동은 절제 있게 할 것이고,
모든 이가 다 똑같이 해야 함도 아니다.
5. 공익(公益)에 관한 일이 아니면
드러나게 하지 말고, 사사로운 일은
비밀히 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공동으로 하는 일은 경솔히 하고
네 사사로운 일만을 열중해서는 안 된다.
네 직무를 다한 후 시간이 있으면
네 사사로운 일을 하도록 하라.
모든 사람이 다같이 같은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사람은 이일을, 저 사람은 저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에 따라 여러 가지 일을 분별해서 할 것이다.
어떤 일은 휴일에 ,어떤 일은 평일에 하라,
어떤 일은 번민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좋고,
어떤일은 마음이 편할 때 하도록 하라.
우리 마음이 슬프고 어지러울 때 할 일이 따로 있고,
하느님 안에 고요히 즐길 때 할 일도 있다.
6. 주요 축일 을 맞으면
덕에 나아갈 결심을 새로이 정하고,
성인들의 도움을 구할 것이다.
한 축일에서 다른 축일이 올 때까지
무엇을 하겠다고 결정하는 것을
마치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서
영원한 축일에 다다르는 것처럼 하라.
하느님이 우리 수고에 얼마 안 가서
상 주실 것처럼 절기 따라 덕을 닦아나가고
선을 행하고 좀더 엄준하게
하느님의 뜻을 따라갈 것이다.
7. 죽음이 지연되면
이는 우리 준비가 다 되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하고,
영원한 때로부터 책정된
큰 영광을 받을 자격이 되지 못한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세상 떠날 준비를 더 삼가도록 할 것이다.
루가 복음에 이런 말씀이 있다.
"주님이 오셔서 종이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시면 그 종은 행복할 것이다.
과연 나 너희에게 말하니 그 종에게 모든 살림을 맡길 것이다."
◈ 묵 상 ◈
덕에 이른다는 생활은 이 현세에서 끊임없는 일과이다.
우선 덕에 나아가겠다는 결심은 언제나 새로워야 한다.
뜻을 한 번 정하고도 살아보면
그대로 살지 못했음을 우리는 자주 경험한다.
현세의 덕은 덕을 닦겠다는 결심에 불과한 듯하다.
그래도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고 또 애써 보면
모르는 사이에 머리털이 자라듯 덕도 커가고
그 절정에 이르게도 되리라.
꾸준히 일과를 계속하고 평범한 일이라도
좋은 뜻으로 즐겨하면 덕에 나아가리라.
정신에 번민이 심하고 마음이 불안하고
권태증이 나고 하면 육체노동에 취미를 들여보라.
정신과 마음이 산란해서 기도하기 어려워져도
매일 일과를 궐하지말고 계속하면 변화가 또 오리라.
세상에서 소위 위대하다는 일을 해야
천국에 드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을 목적하는 바른 지향으로
일생을 이렇게 또 저렇게 지내는 것만이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삶이 될 것이다.
수도자의 과업은 일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무슨 뜻으로 살며 일하는가 함에 있다.
◐ 인보성체 수도회의 설립자이신 윤을수(라우렌시오) 신부님께서
두번째로 개정 번역하신 준주성범,[그리스도를 따라]에서 옮겨 적었음.◑
♬ 주 예수 바라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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