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적 생활 ♣
제11장
◎ 예수의 십자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적음.◎
1.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천국은 많이 찾으나,
그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은 적다.
그의 위안을 받으려는 자는 많으나,
어려움을 참아 가려는 자는 적다.
예수의 제자들처럼 그와 같이 음식을 나누려는 자는 많으나,
그와 같이 재를 지켜려는 사람은 적다.
누구나 다 그와 같이 즐기려 하지만,
그를 위해서 무엇을 참아 견디려고 아니한다.
예수를 따라 떡은 나누어 먹으려고 하지만,
그 수난의 잔을 마시려는 사람은 적다.
그가 하신 영적은 존경하는 자 많지만,
그 십자가의 모욕을 따르려는 자는 적다.
많은 사람은 어려운 일이 없을 때까지는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어떤 위안을 받을 때까지는 그를 찬양하나,
예수께서 잠시 숨어 그들을 떠나시면
그들은 혹은 원망하고 혹은 실망에 떨어진다.
2. 그러나 예수를 사랑하되 그를 위해서 사랑하고
무슨 위안이나 받으려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어렵고
고통이 심한 때라도 큰 위안을 받는 때나 다름없이 예수를 찬양한다.
예수께서 그에게 전혀 위로를 주시지 아니해도
그는 예수를 언제나 찬양하고 그에게 언제나 감사한다.
3. 오! 예수를 사랑함이 자기 유익이나
자기 사랑에 기인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얼마나 깨끗하랴.
사랑에서 언제나 위안만 찾으면 그것은 품팔이하는 격이 아니냐.
언제나 자기 편리나 유익만을 생각한다면
이것은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증거가 아니겠느냐.
아무 보수 없이 하느님을 섬기려는 사람을 어디서 만나보겠는가.
4. 정말 모든 것을 다 버렸다 할 만큼
그렇게 영혼사정에 착심하는 사람은 드물다.
정말 마음으로 가난하고
조물에 애착을 끊어버린 사람을
어디서 만나 보겠는가.
그 말씀은 멀리서 들려오고 먼 해안(海岸)에서 불려온다.
사람이 자기의 전 재산을 다 내놓아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고신극기를 많이 해도 이것은 적은 일이다.
사통팔달(四通八達)의 지식이 있어도 아직 멀었다.
덕이 많고 신심이 두터워도 또 하나 요구되는 바가 있으니
그것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모든 것을 떠난 연후에 또 자신을 떠나고,
자신에서 온전히 이탈되어
자기 사랑에 아무 것도 남겨 놓지 아니하는 것이다.
또는 자기가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 하고도
자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함이다.
5. 비록 무슨 장한 일이라고 할 만한 일을 했다 해도
그것을 가지고 장하게 여기지 말고
오히려 자기는 쓸데없는 종이라고 자백하라.
"너는 네가 명을 받은 모든 일을 다 하고도
우리는 무익한 종이로소이다."(루가 17, 10)
라고 하신 진리의 말씀과 같이 하라.
그러면 그는 참으로 마음이 가난한 자가 될 것이고,
시편 말씀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독하고 가난한 자로소이다. "(시편 25, 16).
그와 같이 자기와 모든 것을 버릴 줄 알고
자기를 말째에 두려한다면 그처럼 부요한 자가 없고,
세력 있고 자유로운 자가 없을 것이다.
◈ 묵 상 ◈
그리스도 이상을 따르자면
어려운 일을 참아나가야 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이 우리 뜻대로, 생각대로 되어나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세상살이는 어려운 점이 더 많다.
내 잘못이 없어도 남이 헐뜯고,
돈을 빌려주고도 받지 못하고,
부모 친척 친우들이 죽어가고,
내몸이 병들어 늙어가고,
이세상은 걱정과 역경에 차 있다.
이에 그리스도의 참 제자가 되어
그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을 쳐다보며
이 모든 것을 참아가야 한다.
어려운 것도 참아버릇하면 쉽고,
더욱이 심리적 고통은 마음 두는 데에 많이 달렸다.
우리가 다하는 고통이 다 자연법칙에 속하고
또는 하느님의 심오한 안배에 예속된 것이니,
즐겨 그리스도와 같이 십자가를 지고 살 것이다.
◐ 인보성체 수도회의 설립자이신 윤을수(라우렌시오) 신부님께서
두번째로 개정 번역하신 준주성범,[그리스도를 따라]에서 옮겨 적었음.◑
♬ 예수 부활 하셨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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