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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2주간 수요일 복음묵상(2005-04-06)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06 조회수1,061 추천수0 반대(0) 신고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 16-17) 

 

 니고데모의 호감에서 출발한 예수님과의 대화는 어느새 세상을 향한 예

 

수님의 자기계시적 가르침으로 반전되지만 '세상의 일' 조차 제대로 파악

 

하지 못하는 니고데모가 '하늘의 일'을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에 담겨있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니고데모와 행한 대화의

 

연속으로 보기는 어려운데, 이는 예수의 역사적 발설이라는 보다는 요한

 

복음사가의 독자적 성찰의 결과로 후에 편집된 것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

 

입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16절)

 

이 말씀은 모든 복음서와 성서 말씀의 요약이며, 결론입니다. 요한은 자신

 

의 서간에서 이 점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는데(1요한 4,9-16), 세상의 구원

 

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이루어졌음을 선포하는 것

 

입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게 되는 동기는 바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기 때문'이고, 구원의 방법으로 하느님은 '외아들

 

을 보내주시고', 외아들을 세상에 보낸 목적은 곧,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

 

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자기 외아들까지 보내어 세상을 구원하려는 동기인데,

 

그 동기가 바로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심입니다.

 

 

하느님께서 그토록 극진히 사랑하시는 세상이 바로 우리가 사는 곳입니

 

다. 온갖 악과 불의, 고통과 죽음이 한데 뒤섞여 있는 곳입니다. 사실 세상

 

은 비구원적 상태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비구원적 세상에 대한 인간의 경

 

험은 구원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구원이 자연발생적으로

 

주어지거나 툭하면 죄에 빠져 허덕이는 나약한 인간의 힘으로 얻을 수 있

 

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종교들이 그러한 착각에 빠져 있다

 

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고도로 수련한 삶을 통하여 적

 

어도 구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함으로

 

써 자신을 구원할 수는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너나 나

 

만의 구원이 아니라, 전적으로 비구원적 상태에 빠져있는 세상의 구원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을 하느님은 사랑하십니다. 그렇다고 세상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며,  세상이 벌어들인 것은 사실상 하느님의

 

분노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세상을 사랑하십니다. 하느님

 

은 사랑이시기 때문이고(1요한 4,8), 그 사랑이 세상을 창조하였기 때문이

 

며, 이 사랑이 하느님 스스로를 사람이 되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영이 바로 사랑입니다. 이 사랑만이 자신의 외아들을 세상에 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느님께서 극진히 사랑하시는 자기에

 

게 파견된 외아들을 믿는 일 뿐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

 

받지만, 이 판결은 하느님이 내리시는 것이 아니라 불신 그 자체가 믿지

 

않는 사람에게 내리는 판결입니다. 


 

 

                                                                                                        출처 : 단순한 기쁨 (day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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