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44. 성녀 베로니카와도 같이 나를 사랑한 아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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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 작성일2005-04-10 | 조회수761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실생활]하느님 사랑 안에서 도움을 받고 편안하게 쉬고 있던 중에 1978년 5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동안을 맡고 있던 나이 어린 아이(초등6,15세)에게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1978년 5월 8일에 아침 미사를 하고 집에 가 보니 접시에 여러 가지 과자가 예쁘게 장식되어 놓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1977년 5월 1일부터 맡고 있었던 아이가 일 년 내내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살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5월 5일 어린이날에 나온 간식을 먹지 않고 남겨두었다가 그렇게 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그 아이는 늘 제 곁을 떠나지 않고 기회 있을 때마다 함께 있고자 하며 자기만을 쳐다보도록 만들었고, 저도 어느 사이인가 그 아이가 없으면 허전하고 아무런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태어난 최고의 목적을 위해 오랫동안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었던 사람까지도 물리치고 이 길로 들어섰는데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까? 저는 너무나도 놀라고 당황하여 마음을 주지 않으려 애를 쓰며 8월 27일인가? 그 아이를 억지로 떼 내어 다른 반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아이가 다른 반으로 가고 난 후 3개월 동안 함께 있는 것보다도 더 많이 힘이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제 고해 사제께서는 저에게 "그 아이를 위해서 기도도 하지 말라"고 하였고, 저는 그 아이를 잊기 위해 그 말씀을 충실히 지키려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6년이 지난 1984년에 그 아이가 취직하여 나갈 때까지 저로 인한 고통을 안고 있는 것을 제게 보여주었기에, 저는 그 아이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언제나 그 고통의 상처를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로니까에게 사랑에 대한 그 보답을 해주셨지만 저는 그 아이에게 고통밖에는 아무런 보답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늘 가슴 아파하였었는데... 1989년 3월 2일에 여자 레지오 단원들을 위하여 '십자가의 길'에 대한 1일 피정을 지도하게 되었는데 그 피정 준비하면서 그 뜻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아들"로써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었고, 그 아이는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만큼 사랑을 채우지 못하는 아픔을 겪게 되었으며, 그 아픔을 늘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십자가를 지고 가던 저의 피와 땀과 먼지로 얼룩진 얼굴도 함께 간직하며 살게 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제가 모든 사명을 다 마치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 품에 안겨 살게 되었을 때에 그 아이가 아버지 앞에 불려오게 된다면, 아버지께서는 결단코 그 아이가 가슴에 품고 있는 십자가의 고통으로 인한 저의 피땀 어린 얼굴을 외면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에서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된 제 얼굴이 박힌 수건을 가슴에 품고 있는 그 아이도 사랑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저는 꼭 그렇게 하여주시리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그러한 큰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깨닫게 된 후에야 2처에서 십자가를 지기 위해 수도원으로 향할 때 가슴 아프게 해주었던 사람과 그로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인간적으로 저를 사랑함으로 아픔을 겪은 모든 이들.... 세상 끝날 까지 인간적으로 저를 사랑함으로 아픔을 겪게 될 모든 이들에게 사랑 많으신 아버지께서 반드시 다 갚아주실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게 되어 한없이 기쁘고 마음이 가볍습니다........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성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모두 다 예수님께서 6처에서 성녀 베로니카를 만난 것과 똑같이 이루어질 수 없는 그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아픔이 얼마나 크면 주님께서 당신의 얼굴을 닦아드린 그 수건에 당신의 얼굴을 박아주셨겠습니까?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우면 그 사랑으로 인해 영원한 하늘나라를 주시겠습니까? 우리의 스쳐 지나가는 사랑도 가벼이 보시지 않는 주님 사랑 안에서 오늘도 만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그 사랑으로 인해 아주 아주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바라오며 4월 10일 부활 제3주일 아침 인사를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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