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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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5-04-18 | 조회수795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그저께부터 어제 아침까지 제가 묵고 있는 숙소에 손님들이 오셨습니다.
인천교구 사회 사목국 소속의 환경 사목부 임원들이 오셔서 MT를 하셨답
니다. 그런데 저녁 식사를 하고 와야 하는데 성지의 봉고차를 빌릴 수 있
냐는 것이에요. 저는 흔쾌히 차 키를 건네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방에
앉아서 이것저것 일을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성지로 출근하기 위해서 짐을 꾸리고 밖으로 나서는데, 차
키가 없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전날 저녁 차 키를 빌려 준 것이 기억났
습니다. 그래서 차 키를 받으러 방에 들어가 보니,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
는 것입니다. 차마 깨울 수 없을 정도로 코를 골면서 주무시고 있는 그분
들에게 “차 키 좀 주세요.”라고 말할 수가 없었지요. 결국 저는 비록 성지로 옮길 짐이 많았지만, 자전거를 선택했습니다. 등에
짐을 잔뜩 메고서 말이지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짐 없이 자전거를 탈
때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짐을 메고서 타는 자전거는 거의 노
동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기분은 너무나 좋았답니다. 저의 약간
의 고생(?)을 통해서 숙소에 계신 분들이 조금이나마 편히 쉬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남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면 이렇게 기
분이 좋은데, 왜 그런 행동들을 자주 하지 못하는가? 어쩌면 우리들에게는
근본적으로 남을 위한 선행을 통해서 기쁨을 얻도록 되어 있는 것 같습니
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서 내가 받을 때 더 행복
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착한 목자의 자질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
닐까요? 그래서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고 어떤 필요한 도움을 주었을 때,
더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스스로 그 착한 목자의 길에서 벗
어나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삯꾼의 길을 선택했기에 불행한 삶 안에
서 어렵고 힘들게 사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세속적인 것들이 참 행복의 길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나를 주인의 자리가 아니라, 삯꾼의 자리를 차지하게 할 뿐입니
다. 이제는 주인의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그래야 큰 기쁨과 행복 안에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위해 우리가 선택할 길은 바로 주님께서 그토록
힘주어 강조하신 ‘사랑의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남을 위한 배려를 잊지 맙시다. 착한 목자가 되는 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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