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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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5-04-23 | 조회수77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옛날 어느 수도원의 원장님은 많은 제자 중에 특별히 한 제자만을 사랑했
습니다. 그런데 그 제자는 잘 생기고, 또 머리도 좋은 그런 제자가 아니라,
가장 못 생기고 또 가장 잊기를 잘하는 기억력도 엄청나게 흐린 제자였습
니다. 그런데 제자를 사랑하는 원장님을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를 못했
고, 원장님께서 그 제자만을 편애한다고 늘 불만이었지요. 이런 불만이 점점 붉어질 무렵, 원장님께서는 제자들을 모두 모은 뒤에 새
한 마리씩을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는 이 새를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죽
여 가지고 다시 이 자리로 다시 모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자들은 원장님의 말씀에 따라 모두 새를 죽여서 원장님께 다시 돌아왔
습니다. 그런데 원장님께서 특별한 사랑을 쏟고 있는 그 제자만은 산 새를
들고 온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은 말귀도 못 알아듣는다면서 비웃었습니
다. 원장님께서는 빙긋이 웃으면서 왜 새를 죽이지 않았는지를 물었습니
다. 그러자 그 제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원장님께서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새를 죽이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아무
리 조용하고 으슥한 곳을 찾아도 하느님께서는 보고 계셨어요. 그래서 차
마 새를 죽일 수 없었습니다.” 이 말을 들으신 원장님께서는 다른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제자를 특별히 사랑하는 이유이다.” 사실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늘 이 세속적인 기준들이 우리 판단의 척도가
되곤 합니다. 그래서 그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판단과 단죄를 했는지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과연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말하고 또 판단하는 그 세속적인 기준들로 우
리들을 바라보실까?’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눈에는 ‘대단하다~~’라고 말할 수 있
는 것도 주님 앞에서는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주님
의 눈으로 볼 때는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대단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며, 그 기준을 가지고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죄를 범하고 있는 것입
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늘 밝게 지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주님의 특
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는 그 사람
에게 왜 특별한 사랑을 주실까요? 그 사람의 어느 부분이 예뻐 보여서일까
요? 능력이 뛰어나서? 돈이 많아서? 높은 명예를 가지고 있어서? 분명히 아닙니다. 우리들의 판단 기준과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서 그 사람
에 대한 사랑을 부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세속적인 기준으
로써만 판단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다른 이들만 사랑을 받는다고 원망하지 맙시다. 대신 나 역시 사랑받는 존
재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 노력은 바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 즉 사랑의 실천에서만 가능합니다.
풀 한포기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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