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글 이재복
적막 감도는 초가
바람만 들러서 가는
주인도 없는
낡은 집
토방에는
때뭍은 흰 고무신 한켤레
가지런 하여
괴으름 탓할 내 아니련만 눈길잡고
놓아주지 않네요
지난 겨울
꽃상여 지나더니
앞산 돌아서
새 무덤 생겨나고
처마밑에
흔 제비집은 강남 그리워도
봄도
제비도
이집엔 않오고
작년에 다녀간
삭은 풀대
좁은 마당 모로 드러누웠고
여기 저기
잡초만 돋아 나는데
초라한 나그네
눈 언저리 얻어 맞은듯 취한 걸음으로
서성이게 하나
언젠가는 가야 할거고
떠나면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바람이며 물인듯
살고 갔으면
05. 05. 02. **心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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