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밭
이른 아침 정원 꽃 밭 탐스럽고 상큼 했던 장미 꽃잎이 영화를 뒤로하고 한 잎 두 잎 힘없이 땅에 떨어집니다.
지는 꽃 바라보며 눈물 머금은 잔디는 속절없는 낙화를 정성껏 받아내 편안히 누이며 마지막 이별 인사를 합니다.
떠나는 헌 꽃을 아랑곳하지 않고 새로운 꽃망울 토해내기에 여념이 없던 장미들은 아침 이슬에 아픈 낙화들을 생각하며 숙연한 기도를 합니다.
힘차게 자라온 접시꽃나무에 접시꽃은 수줍은 홍조를 얼굴에 가득 채우고 싱그럽게 피어나 삭으러 가는 장미 꽃잎을 예쁘게 가려 치부를 감춰주며 슬픈 낙화들을 위로합니다.
2005년 6월 21일 성 알로시오 축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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