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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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5-06-27 | 조회수927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복음 마태오 8,18-22
그때에 예수께서 둘러서 있는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한 율법학자가 와서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
든지 따라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
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 중 한 사람이 와서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나를 따라라.”
새로운 물건이나 마음에 드는 물건들 역시 구매합니다. 사실 이렇게 자주 마트에 들
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식복사 없이 혼자서 생활을 하거든요. 따라서 밥 해먹기 위해
서 마트에 들리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의 주방을 보는 순간, 제가 마트에 가서 무엇을 주로 구매하는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로 어떤 것을 구매할 것 같아요? 제가 주로 구매하는 것
은……. 바로 사은품 붙은 물건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이 사은품 붙은 물건은 그냥
지나가지를 못하는지……. 저는 혼자서 밥을 해 먹기 때문에 큰 것이 소용없습니다. 간장, 식용유, 고춧가루 등
등, 조그마한 것을 구입해도 상당히 오랫동안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 주방을
보면 모든 것이 다 큰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간장의 경우 가장 큰 사이즈 2개
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왜 이렇게 혼자서 살면서도 큰 것들을 구매할까요? 바로 사은품 때문이었습니다.
즉, 간장 하나 사면 간장 한 개를 더 준다는 말에 그 큰 간장이 두 개나 되었던 것이
지요. 이밖에도 사은품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제
주방에는 많은 사은품이 놓여져 있습니다. 세제는 몇 년 동안 사지 않아도 될 정도
많이 있고요, 사은품으로 받은 양은 냄비도 있습니다. 또한 머그컵 역시 사은품으로
받은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사은품이 있는 것을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조금이라도 알
뜰해보자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결코 알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은품을 보고서 구입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구입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물론 그 순간에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는 사야 하는 것이니까, 지금 사는 것이 돈 버는 거야.’ 바로 이런 마음이 평생 쓰지 않을 물건으로 만드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내가
정말로 필요한 것만 그것도 조금씩 구입해서 쓰는 것이 더 알뜰한데도 불구하고, 그
물건에 따르는 사은품만을 보고서 쓸데없는 과소비를 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주님 앞에 나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의 모습들도 어쩌면 이렇지 않을까 싶네
요. 즉,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부수적인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지금 한 순간의 기쁨만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요? 그래서 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물질적인 것의 노예가
되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그 과정 안
에서 심지어 장례까지도 뒤로 하고서 당신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과연 무
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런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은품에 속지 맙시다. 과소비의 시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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