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대형 찜질방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두 개의 목욕탕이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목욕탕은 발버둥치는 심정으로 요금을 내렸습니다.
"2천5백원 받으면 적자 보지 않으세요?"
"적자 보지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이 자리에서 20년 넘게 목욕탕을
해온 것을…!"
그날 저는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예전처럼 목욕비도 3천5백원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 목욕탕에 가면 돈보다 더 소중한 주인의 마음과 탈의실 벽에 걸린
70년대의 흑백 풍경사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고 소박한 것들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남아 추억의 앨범에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글: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