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의 빵은 뜨겁게 타고 있는 불덩이 같아서 거기에서 솟아오르는 불길은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이 책은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가 학문적 탐사를 위해 오르도스 사막 한가운데서 미사를 드릴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떠오른 묵상 즉, 성체적 현존이 우주 전역에까지 가 닿는다는 사실을 두고 묵상한 것을 적은 미사에 대한 묵상 글이다. 종교 생활의 큰 적 가운데 하나는 개인적인 기복 신앙에 빠져 거의 맹목적으로 '나'와 '내 사람'에만 집착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주변 세계와 이웃은 물론 종교 생활의 마지막 목적이신 하느님마저 어느새 온데간데없게 된다. 이 책은 일상 생활에 지쳐서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자신 속에만 갇혀 있기 쉬운 우리에게 가톨릭 신앙 생활의 중심인 미사를 우주적 차원에서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더불어, 저자의 사상이 사도 바오로의 사상과 진정한 일치를 이루고 있고 자신의 매일 미사에 우주적 기능과 전 지구적 차원을 부여하는 데에 얼마나 큰 심혈을 기울였는지 느낄 수 있다. 우리의 노동과 고통, 우리가 거두어들이는 수고의 '열매'와 우리가 쓰라리게 겪어낼 수밖에 없는 아픔의 '액즙'을 담아서 땅덩이 전체를 제단 삼아 드리는 미사로 드리게 해주는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의 이 '미사 묵상'은 모든 신앙인들과 '나눌'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은 가톨릭 신자들이 매일·매주 드리는 미사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고, 우리의 미사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새롭게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저와 같은 평신도가 읽기에는 수준이 매우 높은 책입니다. 제목에 끌려 책을 읽었지만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한테는 샤르댕 신부님의 다른 책들보다는 덜 어려웠습니다. 분량도 짧고 우리에게 친숙한 미사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번역하신 분의 표현대로 이 책은 샤르댕 신부의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가 드리는 미사를 바라보게 해줍니다. 교리 시간에 사제의 말씀으로 성체가 성변화 한다고만 배웠지, 우리가 거두어들이는 수고의 '열매'와 우리가 쓰라리게 겪어내는 아픔의 '액즙'이 미사의 제물이 된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시간을 두고 음미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서평이 도움이 되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