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신비스러운 솔 향을 피우며 넉넉하게 수 백년 동안 산을 지키고 가꿔 왔던 훤칠한 장송 그늘 산을 찾아 오르막을 오르며 지쳐버린 나그네들 그 그늘 속으로 안내하여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쉬게 해줍니다.
무 덤덤하게 한 동네를 수 백년을 지켜온 느티나무 그늘 한 낮 뙤약볕을 가녀린 잎으로 막아내고 시원한 냉풍을 불러 평상으로 모여온 할아버지 할머니 아주머니 아저씨 아이들... 그 그늘 속으로 초대하여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쉬게 해줍니다.
한결 같이 한 길 옆에서 오고 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내뿜는 연기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 쉬는 은행나무 그늘 세상사에 바삐 오가는 행인들 그 그늘 속으로 받아들여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쉬게 해줍니다.
2005년 9월 26일 연중 26주간 월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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