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내가 사는 동네에는 중고 미싱 다섯 대를 들여놓고 당당하게 사는 정사장이 있다.
아줌마하고 단 둘이서 양말 짜는 최사장도 있다.
나는 이 사람들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사장님이라고 불러주면 금방 기쁜 얼굴로 변하는 아저씨들이기에 좋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삼촌이 잔소리처럼 늘어놓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고 싶다.
하도 많이 들어서 내가 외우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찬미야. 이 삼촌은 말이다, 가진 것이 없어서 숨길 것이 없는 저 아저씨들이 좋단다. 왜 그런 줄 아니? 숨길 것 없는 그 안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거든. 그러니까 너도 크면 너를 안아주는 사람 말고 네가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더 많이 만나야 한단다. 그래야 예쁜 나라에 갈 수 있거든.”
글:김민희 사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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