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장 찍어 놓은
들판의 곡식들이 익어가듯
산 속의 열매들도 가을빛 속에 무르익어
산에 사는 온갖 짐승들의 먹을거리가 됩니다.
봄날 산 속에 핀 꽃이 열매를 맺어 익으면
산새들의 먹을거리가 된다는 것을
산을 다니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땅에 곡식을 뿌리면 백 배의 결실을 거두듯이
자연의 산에서 저절로 피어나 열매를 이루는 과정이
얼마나 신비롭고 풍부한지요.
올 가을에는 짬을 내기가 어려워
산을 자주 찾지 않았더니
눈도장 찍어 놓은 산열매들을 누군가가 다 따갔습니다.
그래도 서운하진 않았습니다.
어느 분인지 몰라도
자연이 주는 풍부한 선물을 받았을 테니까요
글: 물소리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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