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2
방대한 소설일수록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미운 사람, 고운 사람, 보기 싫은 사람, 죽이고 싶은 사람 등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사실 밉고 곱고 하는 것은 독자의 감정일 뿐 작가에게는 모두가 사랑스런 인물들일 것이다.
작가는 각 인물들의 실존에 의미를 부여하며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 인물이 그 소설 속에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소설 속 인물이 하나같이 사랑스런 역할만 한다면 소설은 아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소설이 극으로 꾸며진다면 극이 끝난 후 모든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한다. 그때 관중들은 사랑스런 주인공뿐 아니라 미운 배우에게도 큰 박수를 보낸다. 세상은 악인과 선인이 박수를 받으며 살아가는 저 무대와도 같다고 할까.
그 인물 하나 하나를 사랑하는 작가의 정신으로, 연극이 끝난 후 모든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는 관중의 열광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하느님은 그렇게 세상을 창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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