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일지
글 이재복
늦가을 주말오후
먼산 활엽수 갈색은 노란색이 감싸고
은행나무 잎 더 노랄 수 없겠다
텅빈 들녁 파릇한 무우 배추 지나
해 없는 음지 된서리 처다보는 내가 더 춥다
산자락 지날때는
철단풍 해 밟고서서 바람 기다리기를
마치 단 한번 결혼식장
화장마친 신부되어 들러리 기다린다
쓸쓸한 전봇대 줄잡고 달리기 시합 하잖다
이기지 못할 시합인데
서서 달리는 키다리 떼어 놓아도 앞서 가니
지처 포기해도 저들은 여전하다
종착지
내린건 두 외손녀 할미에게 뛰어 가고
열린 자동차 문에 시간이라는 탑승객
줄지어 오르니 다시 만원 이야
아득히 달려갈 세월 어서 가잖다
억울해 못 가겠노라
문 닫고 내렸는데
이놈 세월이 차도 나도 실고 달린다
소리도 없이 끔찍한 속도로
찡그리는 만큼 주름살만 늘어
05. 11. 05. **心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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