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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07 조회수711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5년 11월 7일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제1독서 지혜서 1,1-7

 

1 지상의 통치자들이여, 정의를 사랑하여라. 정직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

 

진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아라. 2 주님을 떠 보지 않는 사람들이 주님을 찾게 되고,

 

주님은 당신을 불신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타내 보이신다.

 

3 사악한 생각을 가진 자들은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고, 전능하신 분을 시험하려는

 

어리석은 자들은 부끄러움을 당한다. 4 지혜는 간악한 마음속에 들지 않으며, 죄로

 

물든 몸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5 우리를 가르쳐 주시는 성령은 거짓을 물리치고, 지각 없는 생각을 멀리하시며, 악

 

을 일삼는 자로부터 떠난다.

 

6 지혜는 사람을 사랑하는 영이다. 그러나 신성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하

 

지 않는다. 하느님은 그의 뱃속을 꿰뚫어 보시고, 그의 마음을 들여다보시며 그의 하

 

는 말을 듣고 계신다.

 

7 주님의 성령은 온 세상에 충만하시며 모든 것을 포괄하는 분으로서, 사람이 하는

 

말을 다 알고 계신다.

                     

 

 

 

복음 루가 17,1-6

 

그때에 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죄악의 유혹이 없을 수 없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2 이 보

 

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

 

고 바다에 던져져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3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꾸짖고 뉘우치거든 용서해 주어라. 4

 

그가 너에게 하루 일곱 번이나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그때마다 너에게 와서 잘못했

 

다고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5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니까 6 주님께서 말씀하

 

셨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째 뽑혀

 

서 바다에 그대로 심어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 하나가 떠올려 집니다. 지금이야 산을 잘 가지 않지만, 한때는

 

모든 여행이 산으로 직행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래서 저 역시 신학교 다닐 때에는

 

주로 산으로 여행을 많이 갔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도 산으로 엠티를 갔었고, 저희는

 

등산을 앞둔 전날 밤, 하염없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

 

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지요.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

 

결국 저희들은 이렇게 산 밑에까지 와서 그냥 다시 내려간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고 결론을 맺고서 힘들더라도 올라가자고 했습니다. 사실 그 산이 그렇게 높지도 않

 

고, 험하지도 않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문제는 저희들이 밤새 마셨던 술이지요. 얼마

 

나 많이 마셨는지, 산을 오른 지 30분도 되지 않았는데 하늘이 노랗게 보이더군요.

거의 2시간을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정상은 얼마나 남았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체력이 모두 고갈이 되어서 도저히 올라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는 내려오시는 등산객 중의 한 아저씨를 붙잡고 물었습니다.

 

“아저씨, 정상이 얼마나 남았어요?”,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야.”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래도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한다고, 저희는

 

있는 힘을 다해서 정상을 향해서 걸었습니다. 10분, 20분, 30분…….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라고 아저씨가 말했는데, 한참가도 정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 명의 친구

 

는 그냥 내려가자고 난리입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아저씨, 정상 가려면 얼마나 더 가야해요?”,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에요.”

또 ‘조금만’이라는 말에 다시 물었지요.

 

“몇 분 정도 걸리는데요?”,

 

“한 10분 정도 걸릴까?”

10분만 더 가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시 걸었습니다. 10분 지났습니다.

 

20분도 지났습니다. 거의 1시간 정도를 걸어서야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그

 

두 분의 아저씨를 욕해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라고 했는데, 조금

 

만이 한 시간씩이라고 하면서……. 그런데 그때 어떤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도 그 아저씨들 아니었으면 우리가 정상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아마 그냥 내

 

려왔을껄?”

 

맞아요. 그 아저씨들의 선의의 거짓말 덕분에 저희들은 정상 탈환(?)을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함께 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모

 

든 말씀들, 특히 실천하라고 명하셨던 사랑의 계명들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들은 그

 

런 예수님의 말씀을 보면서, “이게 어떻게 이 세상 살아가면서 가능합니까? 물론 그

 

렇게 하면이야 좋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면 쫄딱 망하기 십상이에요. 이 이야

 

기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말이라니까요.”라고 말할 뿐입니다. 즉,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불가능하다고 간주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예수님의 말을 어떻게든 따르려고 노력

 

하고 실제로 따름으로써 참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말합니다.

 

“만약에 주님이 아니었으면 저는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없을꺼에요.”

 

앞서 저와 친구들이 그 아저씨의 말을 믿음으로써 결국 정상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의심을 했다면 도저히 정상이라는 선물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

 

리들에게 말씀하시는 주님을 믿지 못하고 따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아닐

 

까요?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조금만 더 가면 하느님 나라란다.”

 

그분의 기준에서 바라보는 ‘조금’이 얼마인지 몰라서 문제이지만, 분명히 용기를 주

 

는 말씀이 아닌가 싶네요.

 

 

                  지금 힘들고 어려워도 조금만 더 참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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