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 |||
---|---|---|---|---|
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5-11-08 | 조회수811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2005년 11월 8일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제1독서 지혜서 2,23--3,9
23 하느님은 인간을 불멸한 것으로 만드셨고, 당신의 본성을 본떠서 인간을 만드셨
다.
24 죽음이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악마의 시기 때문이니, 악마에게 편드는 자들이
죽음을 맛볼 것이다.
3,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에 있어서,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을 것이다.
2 미련한 자들의 눈에는 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재앙으로 생각될 것이며, 3 우리 곁을 떠나는 것이 아주 없어져 버리는 것으로 생각
되겠지만, 의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 눈에 의인들이 벌을 받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들은 불멸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이 받는 고통은 후에 받을 큰 축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느님께서 그
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 뜻에 맞는 사람들임을 인정하신 것이다. 6 도가니 속
에서 금을 시험하듯이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을 번제물로 받아들이셨
다.
7 하느님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 그들은 빛을 내고, 짚단이 탈 때 튀기는 불꽃처럼
퍼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다스리고 백성들을 통치할 것이며, 주님이 무궁토
록 그들의 왕으로 군림하실 것이다.
9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진리를 깨닫고,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안에서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께 뽑힌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복음 루가 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농사나 양 치는 일을 하는 종을 데리고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
에서 돌아오면 ‘어서 와서 밥부터 먹어라.’ 하고 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8 오히
려 ‘내 저녁부터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실 동안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
고 나서 음식을 먹어라.’ 하지 않겠느냐? 9 그 종이 명령대로 했다 해서 주인이 고마
워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10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근심에 싸인 식구들이 둘러앉아 그를 지켜보
고 있었지요. 그러자 그 환자가 무거운 입을 열어 말합니다.
“여보, 당신 어디 있소?” 가족들은 모두 환자의 말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마지막 유언이 있
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예, 저 여기 있어요.” 하고 그의 아내가 환자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환자는 식구들을
한명씩 돌아가며 찾았습니다. “딸애 어디 있느냐?” “아빠, 제가 여기 있잖아요. 아버지 손을 잡고 있는 게 아버지의 딸 저예요.” 큰 아들도 작은 아들도, 작은 딸도 빠지지 않고 아버지는 찾았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 다 환자 곁에 둘러 있었지요. 그러자 환자는 안간
힘을 쓰고 일어나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이렇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모두 다 여기 있군. 그러면 가게는 누가 보고 있단 말인가?” 글쎄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는 하
지만, 돈과 같이 물질적인 것들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그리고 나 역시 마지막 순간에는 무슨 걱정을 할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
다. 물질적인 것들을 소유하지 못했다는 걱정이 아니라, 주님의 자녀답게 살지
못했다는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즉,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
신 말씀.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
다.”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러한 겸손함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대신 한없이 주님께 청
하기만 할 뿐입니다.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러한 우리들의 모습이 과연 그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고백하
는 종의 모습일까요?
성모님께서는 가장 낮은 종의 모습을 간직하시면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이루어지소서.”라는 고백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천주의 모친이 되시
는 영예를 얻으실 수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 나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요? 자신을 낮추고, 주님께 의지하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참된 영광을 누리는 길이라는 사실을 이 새벽에 깨닫게 됩니다.
오늘 하루 만이라도 돈의 노예가 되지 맙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