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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는 홀로,
수십 년 간을 목을 조여 오는 바람에
몇 번을 기운 옷처럼
대궁까지 너덜너덜해진 갈대였습니다.
앙칼진 바람 몇 가닥이 다녀갈 때면
집안엔,
무성한 푸성귀처럼 어둠이 돋아나고
바람결에 조각난 세간은
분주히 아픔을 실어 날랐습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홀로 앉아
방안에 가득찬 소주내음으로
상처를 소독하곤
다시금 생계의 끈을 쥐어 잡고
아물지 않는 상처를 한 아름 안은 채
일터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홀로,
바람에 저당 잡힌 어머니는
묵묵히 작은 둥지를 지켜내셨습니다.
연둣빛으로 일렁이는 아침
오늘도
변함없이 서걱이는 갈대를 생각하자
따스한 불꽃을 몸속에 지핀 연등이
내 마음에도 하나 둘씩 켜지고 있었습니다.
글: 김예슬 -제5회 대한민국 청소년 문학상 운문부분 대상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http://www.asemans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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