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로 개인당 5원씩을 주지 말고 개인별로 3원씩을
이곳 중국에서 미국으로 물건을 수출하려면 여러 가지 상황이 일어납니다.
때로는 완제품이 아닌 상태에서 납품을 받아 회사에서 조립이나 재포장을 하게 됩니다.
그 양이 많다 보니 자연히 많은 노동자들을 쓰게 됩니다.
대다수가 20대~30대 여자 노동자들을 채용하게 되는데.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60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일을 합니다.
이곳 중국의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은 한국의 70년대 초 정도입니다.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활을 통해 여러 가지 교훈을 얻게 됩니다.
남들이 보지 않아도 성실하게 맡은 일을 해 줍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생활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의 소중함, 검소함이 몸에 배었습니다.
그들이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하면 3원(한국화폐 400원)을 받습니다.
그것도 다른 회사보다 우리 회사가 생각해 주는 정도가 그 수준입니다.
하루 9시간 일해 봐야 27원(한국화폐 3,600원)입니다.
하루는 한 조에 10명씩 점심식사비로 1인당 5원(한국화폐 670원)씩을 지급했습니다.
다음날 또 다시 점심값을 지급하려는데 공인 몇 분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조별로 개인당 5원씩을 주지 말고 개인별로 3원씩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왜 2원씩을 덜 받으려고 해요.”(제 눈이 휘둥그래졌어요.)
“조별로 식사비를 지급하면 식당에서 5원어치 식사를 다 해야 합니다. 개인별로 3원을 주시면 2원어치 점심을 먹고 1원을 아낄 수 있거든요.”
단돈 1원을 아끼기 위해, 맛있는 음식 5원어치를 먹을 수 있는 것을 포기하고
2원어치 식사로 점심을 때운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로서는 1인당 2원씩을 절감할 수 있지만,
막내 동생 같은 그들이 안쓰럽고 대견했어요.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가던 70년대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 사랑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개인별로 3원이 아닌 5원씩을 받고 얼마나 기뻐하는지,
순간적으로 제가 큰 자선을 베푼 듯한 착각에 빠지고 말았지요.
콧노래를 부르며 식당으로 걸어가는 노동자들의 뒷모습,
번개처럼 뒤통수를 후리치는 풍경이 떠오르더군요.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 세일기간에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까지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짐수레 가득 사서 쌓아놓은 남한의 주부들……
글: 박학기(중국거주) 사진: 박학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http://www.aseman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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