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벌거벗은 나뭇가지 사이의 어둠들을 몰아내고 여명으로 이끌어 가며 그리움의 별빛을 살짝 숨기고 새벽 바다를 힘겹게 항해합니다.
심한 연모의 정으로 몸부림을 치며 뜬눈으로 하얗게 밤을 새운 빨간 장미는 서릿발에 오히려 선명한 자태가 거룩해 보입니다.
꾸부정하고 얼굴이 얽은 알싸한 찬바람에 윙윙 바스락 서러운 송가 부르는 가랑잎들 그믐달 바라보며 어서 빨리 흰눈 내리어 흉한 제 모습 감싸 숨겨 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05년 11월 29일 대림 1주간 화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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