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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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05-12-07 | 조회수647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2005.12.7 수요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이사40,25-31 마태11,28-30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누구나 마음 괴롭고 답답하거나 피곤에 지쳐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이나 장소를 찾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이런 편안한 쉼터와 같은 좋은 사람이나 장소 하나라도 있으십니까?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마 이웃에게 줄 수 있는, 또 누구나 바라는 최고의 선물은 평화일 것입니다. 얼마 전 면담 시, 어느 자매님의 한 마디 말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수도원은 시간이 정지되어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밖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바쁘게 살 다가 여기 오면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로워 집니다.” ‘시간이 정지되어있는 것 같다’는 표현이 참 의미심장합니다. 하느님의 영원을 담고 있는 수도원이요, 시간을 넘어 영원한 현재를 살고 있는 수도원이라는 뜻입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세상 한 복판에 움직이는 않는 중심, 수도원입니다. 수도원까지 시끄럽고 분주하다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 끊임없이 세상의 중심인 마음의 안식처, 수도원을 찾습니다. 아마 이게 수도원의 고유한 역할이자 존재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또 냉담했던 두 형제님들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영성체는 못해도 여기 수도원에서 미사 드리고 일하니 참 편안합니다.” 이 또한 수도원만이, 미사만이 줄 수 있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인 활력의 원천이신 하느님 안에 머무를 때 평화요 안식입니다. “주님은 영원하신 하느님, 땅 끝까지 창조하신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피곤한 줄도 지칠 줄도 모르시고, 그분의 슬기는 헤아릴 길 없다. 그분께서는 피곤한 이에게 힘을 주시고, 기운이 없는 이에게 기력을 북돋아 주신다(이사40,28-29).” 이런 주님께서 우리를 끊임없이 당신의 쉼터, 미사에 우리를 초대하시어 안식과 활력을 선사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안식입니다. 다음 이어지는 주님의 복음 말씀도 참 고맙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11,28-30).” 주님 안에 머물면서 주님의 온유와 겸손의 예수 성심을 배울 때 비로소 진정한 안식이라는 것입니다. 온유와 겸손의 예수 성심을 배워가면서, 점차 우리의 불편한 멍에는 주님의 편한 멍에로, 우리의 무거운 짐은 주님의 가벼운 짐으로 바꿔집니다. 그러나 주님 안에 머무르기 위해 꼭 장소에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느님 계신 곳을 찾을 게 아니라 하느님을 찾으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기에, 그 어디나 하느님 계신 중심입니다. 내 일터에서, 내 집, 내 방에서 주님의 초대에 응답해 잠시라도 주님 안에 고요히 머물면 주님은 안식을 주십니다. 굳이 조용한 장소를 찾을 게 아니라, 어디서나 틈틈이 주님 안에 머물며 안식을 누리는 게 영성생활의 지혜입니다. 중요한 건 늘 깨어 하느님 안에 머물러 사는 것입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주님 안에 머물러 있을 때 늘 넘치는 활력이요 평온한 안식입니다. 이 은혜로운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를 초대해 주신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충만한 안식을 주시어 오늘 하루도 힘차고 평화롭게 살게 하십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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