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잎을 자랑하던 은행나무가 길 건너에 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해가 질 무렵에는 더욱 아름답게 빛났던 나무입니다.
추위에 떨면서 앙상한 가지만 흔들리고 있습니다.
은행잎이 모두 떨어지기 전 어느 아침이었습니다.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던 은행잎은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차가 조금만 빨리 가도 잎새를 떨구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떨어져 버리는 은행잎을 바라보자니
긴 겨울이 지나고 내년 봄에 파아란 손을 내밀어 하늘을 만져 주려고
나도 그렇게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내려 놓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내려 놓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릇장 속의 작은 그릇하나도 빼서 내려놓기도 어렵습니다.
불필요한 작은 그릇조차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필요라고 하지 않고 욕심이라고 하나 봅니다.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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