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옷
詩 이재복
그대의 눈에 띄었을 뿐인데
그대의 손에 내걸리고
때늦은 눈보라 앙칼지니
그대몸 감싸지 못하고 눈총맞고 널렸네
벽 감싼 북박이 옷걸이 외로웠나
달래는 나 매달려 서럽구먼
님따라 산천이며 푸른바다 구경갈 꿈 아니라도
따뜻한 주일 종소리 담겨오는
빛고은 성당 복받으러 가렸더니
봄도 나비도 철모르는 개나리도 기별조차 없고
괴으른 하얀눈 술취한 바람안고 고래고래 소리치네
우리님 봄 나들이 들러리 서렸더니
님도 나도 바람만 맞았지
님은 님 만날꿈 서럽게도 접고
나는 먼지쓰고
바다 강 닮은 세탁기로 매맞으러 가련다네
숨막히게 두들겨 맞으면 부드러울 나 지만
서러운 속 앓이에 봄되고 잊으면
말못하는 나 부드러워 뭐하랴
나목 옷입히는 바람이
부럽다
부럽기만 하더라
(음원/글로리아합창단편지지*배경/시향의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