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詩 이재복
숲속의 작디 작은 속삭임
봄 깨우겠노라 무거운 땅거죽 들석일때
널려진 가실은 부끄러웠나
청솔모 제몫찾아 밤나무 오르고
녹은 눈물 왕골밭 다랭이 고이면 모여드는
극성스런 맹꽁이놈이
홀아씨 담장 허물고도 모자라
저먼 먼 봄비 부르고 있다
겨울은 살금살금 뒷산 뒷거름으로 넘고
진달래 산벗 제 오시려나
오는 저 봄에 사랑 하련다고 산전 콩심어 시름 맬때면
떠나려는 기억
제 모아서 곱게곱게 저며 놓았다가
한꺼번에 님 앞에 쏟아 놓고는
소리내어 엉엉 울어나볼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