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37. 순수한 침묵에 대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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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 작성일2006-02-15 | 조회수776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순수한 침묵에 대하여
(기도 69)
하느님 앞에서 순수한 침묵을 지킬 때 그분에 관한 모든 생각이 멈춘다. 하느님에 대하여 생각하는 한 나는 그분에게서 분리된 것이고, 나와 하느님 사이에는 다리를 놓을 수도 없을 정도의 거리가 생기게 된다. 그 이미지들에 집중하는 한, 나는 내면적으로 나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이며, 나의 멋진 느낌들은 이런 이미지들이 유발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우리 자신이 진정한 침묵 속에서 하느님께 빠져들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에바그리우스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방문하셔서 인간을 위해 마련하신 가장 뛰어난 선물을 주시는데, 그것이 바로 기도라고 말한다. 에바그리우스에게 기도는 의무가 아니다. 기도야말로 있는 것 중에서 최고의 선물이며, 사람의 존엄성에 부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가 에바그리우스를 매혹시켰던 그 힘을 느낀다. 기도 중에 그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들어올리셨던 그 존엄성을 체험한 것이다.
인간이란 보잘것없고 초라하며, 늘 실패를 거듭하고 삶의 본질이 뭔지도 모르며, 상처를 입히고 또 입으며, 병들고 남을 괴롭히는 그런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도록, 자신들의 영혼을 하느님께 들어올려 그분과 결합되도록 부르심 받은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의 가장 높은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항상 다시 새롭게 기도에 전념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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