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치유 사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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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6-02-15 | 조회수634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치유 사화
언제나 주님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어머니와 늘 함께 있을 때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그 사랑 때문
에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어머니의 구체적인 사랑의 표현은 일상생활 속에 아이를
하나하나 챙기는 모습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아이가 일어
나면 얼굴을 씻겨주는 일에서부터 제대로 숟가락, 젓가락을 사용하지 못할 때 음식
을 떠먹여 주는 일 등 엄마의 수많은 희생으로 아이는 성장해 갑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는 엄마의 정성스런 손길을 때때로 마다할 때가 있습니다. 놀이터
에서 흙장난을 하고 집에 돌아 왔을 때 구정물이 줄줄이 흐르는 얼굴을 엄마가 씻겨
주면 이내 도망을 가기도 하고, 숨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정성스럽게 씻겨주
는 엄마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다섯 살 난 요한이는 엄마가 하루에도 몇 번씩 손발, 얼굴 등을 씻겨주는 걸 너무 싫
어했습니다. 어느 날 산책길에서 엄마와 함께 본당 신부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신
부님은 요한이가 늠름해진 것을 보고 칭찬하며 말을 했습니다. “요한이 참 많이 컸
네.” 이 말을 받아 요한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럴 수에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
엄마가요 저한테 맨날맨날 물을 퍼부으니까요!”
이처럼 어린 아이는 엄마의 정성스런 보살핌을 단 번에 알 수 없고, 오랫동안 엄마
와 함께 지내면서 조금씩 엄마의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벳사이다에서 눈 먼 이를 보게 해주시는 기적을
베푸신 사실에 대해 듣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수많은 기적을 베푸셨지만 벳사
이다의 눈 먼 이의 경우는 좀 특이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인 특별한 친밀감
속에서 그에게 단계적으로 사랑과 은총을 베푸시어 나중에 가서 보게 하셨다는 점
입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눈 먼 이에게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안수를 하셨고, 보이
는 상태를 점검하신 후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어 완전히 시력이 회복되게 하
셨습니다.
그렇다면 이 치유 사화를 통해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
눈 먼 이가 서서히 나무와 사람을 어렴풋이 보다가 차차 확실히 보게 되었듯이 우리
도 하느님의 진리를 영신적인 눈으로 단번에 즉시 다 보게 되고 알게 되는 것이 아니
라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자신의 죄를 단번에 회개한다든지, 하
느님을 단번에 알고 따른다고 결심한다든지 하는 그러한 마음자세, 그러한 신앙의
행위 자체로 하느님의 진리를 보게 되고 알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매일의 자신
의 노력과 하느님의 비추어 주심을 통해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일러주
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 신기현 시몬 신부 (부산 이기대 성당 ) ▒
하이든 교향곡 "시계" D장조 101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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