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생각
시 이재복
눈 녹아 물 고인 논배미 달님 마실오고
삭은 짚 떠도는 사이
각양 각색의 포즈
보고 싶다고
님이 아니면 못살겠다 아우성 한창이지요
눈만 껌벅이는 바보 닮은녀석
엎혀 다니는 어린녀석
어디서 구했는지 풍선껌 부는녀석
물속에 온몸 담그고 눈만 빼꼼 내어놓은 겁 많은 녀석
한참 보고 있노라니
우리님 어느새 오셨는지 논뚝에 앉았고
돌아보는 저도 맹꽁이 되어
구애 중인데요
똑똑하고 잘난님 제 뿌리치고
제게만 웃어주는 곱디 고은님 보고 있지요
넋이 빠져
얼음밟고 왈칵 넘어졌는데
좋아한다는 말 아끼고
만세
옷은 오래전에 젖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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