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시 이재복 재 두루미 동네에는 달력 없이도 봄 오네 사목(死木)에 쉬던 눈 빈 둥지에도 앉았더니 간밤내린 비 갠후 끼룩 꺅 모여든 왜가리 셀 수 없이 많았네 지붕 없는 집 하늘 훤해도 알 낳고 서로품어 새끼 보면서 잘나고 못난이 없이 사랑만 있나보네 사랑 하나만 있어도 길삼도 농사 안해도 이쁘고 이뻐서 곱고 고아서 하늘이 때되면 주시고 깃 고르던 왜가리 흩어지면 백로가 살지 색갈은 달라도 긴목 가는다리 뒤석겨 살아도 몰래 싸우는지 다투는 걸 본일 없었네 평화만 있어 부러웠어 부러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