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하늘 경계처럼 평행으로 머무는 처처한 생각들
못다나눈 이야기 들 바람으로 메워진 틈틈
살다지난 넋들의 은신처 인듯 고개들고 몸들을 비빈다
머리만 따로 따로 이슬맞고 숙인채
기다림은 늘 늦는 것이라서 야속도 하다
해 없는 동토 죽은듯 고요해도 대장간 풀무속 같은 한 여름
어느 꽃 이사와 살고 새들 노래하며 소슬바람 시어간다
길 가노라면 만나는 사람 덜 똑똑하고 모 난 이라도 좋겠다
가난하고 이쁘지 않아도 악산 어느 골짜기 옴팡진 구석되어
바람 시어가듯 내 여린 정 하나 담는다면
오랜 전설처럼 살고 갈 삯으로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