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안에서 바다 찾기.
“실례합니다.”
어린 바닷물고기가 말을 걸어 왔다.
“당신은 저보다 훨씬 어른이시니
어디에 가면 사람들이 바다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는지 알려 주실 수 있겠지요?“
“바다라” 나이든 물고기가 말했다.
“네가 지금 있는 곳이 바다가 아니면
어디인 것 같으냐 ?“
“아, 여기 말이에요?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제가 찾는 건 바다라고요. 바다.“
실망한 물고기는
바다를 찾아 다시 헤엄쳐 나갔다.
. . . . “의복을 입고 수행 중인 선사에게
어느 날 한 사람이 찾아와 묻기를,
“저는 오랜 세월 동안 신을 찾아다녔습니다.
그 분이 있다고 하는 곳이면
어디고 안가 본 곳이 없습니다.
드높은 산봉우리를 오르기도 했고,
광막한 사막을 헤매기도 했습니다.
또 고요한 수도원이며
빈민굴을 전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 찾기는 했습니까?” 선사가 물었다.
“찾기는요, 선사님은 찾으셨습니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둘이 있는 방 만이 저녁놀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떼를 이룬 참새 수백 마리가
보리수 근처를 맴돌며 지저귀고 있었다.
모기는 침 한 방 놓겠다는 기세로
윙윙대면 귓전을 울려대고 있는데. . .
그런데 이 사람은 이곳에 와 앉아서
신을 찾지 못 했노라 며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의에 빠진 남자는 이윽고 선사의 방을 떠났다.
다시, 다른 어딘가로 신을 찾으러. . . . .
. . . . 이제 그만 멈추어라, 어린 물고기야.
네가 찾으러 다닐 데라고는 어디에도 없다.
네가 할 일은 그저 눈뜨고 바라보는
일 뿐이리니.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