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날
비 오고 바람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에도
할 일 있어요
제 마음은 비 따라 강을 지나
바다로 갑니다
때 가득 덮힌 영혼 닦아 낼 다른 방법이 있겠어요
그런 날은 주님 그립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요
온 산
하얀 물감
북박이 산 벚꽃 비에 씻기고
난 외로울까봐 꼼 짝 못하고 기도만 해요
어머니 오시고 주님 성인들 제 따라오시면
누추한 제 마음
어디에 숨기나요 꺼내놓지 않아도 숨김없이 들여다 보일 테고
나만 지처 누워 잠이 들지요
비 오고 바람불어 할 일 없는날
더 힘들어도
비도
바람도 오지 말거라 그말은 차마 못하지요
비 한번 온다고 금방 계절이 바뀌나요
바람분다고 피는꽃만 있나요
비 바람에 숨어 임 오시니
오지 마라
불지 마라 그말 못하고
제 작은 마음
비 바라보며 바람 속에 들어가도 봅니다
오래지 않아도 시원하지요
아무 일 하지 못하고
마음 바쁜 날
하루를 그냥 보내면 주님께 참 미안합니다
온화하신 모습이지만
주신 하루가 골방에서 코만 골아요
비 그치면 두 몫 할 수 없는데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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