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흙 한점 물에 반죽하여 님의 입김으로 만들으셨으나
원료가 흙이요 물이니 수 없는 날을 주물러도
흙이고 물입니다
원래의 흙
원래의 물로 돌아가고야 평화로움을
아니라 악을 써도
변화가 두려운 본성을 어쩌리오
조금만 부스러져도 벌레나 키우면 다행인걸
그나마 서로 잘났다고 키 재기하는 꼴이라니
근본을 어쩌랴
울어도 울어도 시궁창 냄새
닦아도 닦아도 물 비릿내 한심하고 한심컨만
돌아볼 기억도 제 잊었나베
이토록 불쌍한 조 물을 어찌하시려 하심이옵니까
님께로 돌아가고파
구멍 난 옆구리 상흔만 헤집고 들여다 보옵니다
탁하고 부연 물 한 방울 소금밭에서 마르더니
님께로 갔습니다
/ 레오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