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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가정 공동체" (이수처르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4 조회수69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5.24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사도17,15.22-18,1요한16,12-15

 

 

 

 

 

 

 

"성가정 공동체"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함께 안에서 홀로여야 합니다.
함께함이 없는 홀로는 위험천만입니다.


작년 9월 말부터 올해의 지금 5월 말까지 거의 8개월 동안

1호 피정 집에서 따로 지내다 요 며칠 전

수도원 새 숙소의 방으로 완전히 옮기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집에서 살다가 비로소 수도원에 산다는 뿌듯한 느낌이 퍼뜩 들었습니다.
앞방, 옆방에서 들락날락하는 형제들을 보는 순간,

‘아, 이게 공동체구나!’

정다운 이웃처럼 생각되며 고마운 마음이 뭉클 솟아났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체적으로 얼굴을, 모습을 보면서 함께 살아야 공동체입니다.
싫든 좋든 붙어살아야 공동체입니다.


함께 한 집에 붙어살아야 가족이요, 수도 가족입니다.
아무리 좋은 사이도 떨어져 살다보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떨어져 있는 틈새로 유혹들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함께 산다하여 스물 네 시간 전부 붙어사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스물 네 시간 붙어산다면 서로 숨 막혀 못 삽니다.


함께 안에서 홀로의 삶이어야 합니다.
함께와 홀로가 균형 잡혀야 건강한 영성생활입니다.
‘하느님 안에서’가 이 모두를 가능하게 합니다.

사람만이 아니라 하느님과도 붙어살아야 합니다.
사람의 이치나 하느님의 이치나 똑같습니다.


떨어져 자주 못 보며 살다보면 가까운 사람 사이도 멀어지듯,

하느님과도 너무 떨어져 살다보면

급기야 냉담이 되어 완전히 남남처럼 되어 버립니다.


정말 하느님, 가까운 가족처럼, 한 식구처럼 느끼십니까?
자주 하느님 이름 부르고, 만나 이야기 나누고 해야

언제나 친밀한 관계 속에 살 수 있습니다.

 

이래서 우리 수도자들은 하느님과 한 식구처럼 가까이 느끼며 살기위해

매일 성당에서 미사 드리고 기도하며

하느님과의 친교를 나누며 관계를 깊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섬기는 하느님,

종교나 철학의 알지 못하는 추상적 하느님이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 환히 들어난 아버지 하느님이십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기에

누구나 마음만 먹고 찾으면 즉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모든 이에게 생명과 숨과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말 그대로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이기에

하느님을 마치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빚어 만든

금상이나 은상이나 석상과 같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게 우리의 하느님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자체가 하느님 체험이요 하느님 증명이니

새삼 무슨 하느님 체험이, 하느님 증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이런 하느님인데 얼마나 하느님 까맣게 잊고 무관심하게 남남처럼 지내는 지요.
설상 하느님과 가까이 지낸다 해도,

하느님의 뜻보다는 자기 뜻대로 살아가니,

참 외롭고 소외된 하느님이기도 합니다.

 

고맙게도 하느님과 아드님, 그리고 우리와의

가교 역할을 하는 분이 협조자 성령이십니다.


성령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한 식구 되어 사시는 하느님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눈을, 귀를 열어 주시어

하느님의 현존을, 하느님의 진리를 깨닫게 하시는 성령이십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성령께서는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다.”


참 좋고도 고마운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성령께 마음을 활짝 여십시다.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어 하느님과의 친교를 깊게 해 주실 것입니다.


이 복된 성체성사시간,

성령 안에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부 하느님과의 사랑과 믿음을 깊게 하는 시간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과 한 식구 되어 사는

성가정 공동체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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