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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의 끝에 서서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9 조회수1,038 추천수20 반대(0) 신고
5월 29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요한 16장 29-33절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세상의 끝에 서서>


방파제 끝이나 갯바위 끝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을 때마다 드는 느낌입니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세상의 끝에 서서 한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떠오르는 생각입니다.


지금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저 바다 건너에 또 다른 대륙이 자리 잡고 있겠지? 마찬가지로 이 고단한 이승의 삶을 건너가면 반드시 또 다른 생, 더 나은 삶이 새롭게 시작되겠지, 결코 여기가 끝이 아니겠지,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갑자기 가슴이 훈훈해져 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훨씬 부드러워 집니다. 가슴이 설렙니다. 다시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결국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인생의 끝, 삶의 막다른 골목은 모든 것이 무(無)로 돌아가는 길목이 아닙니다. 인생 종치는 날도 아닙니다. 희망으로 가득 찬 또 다른 출발점인 것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제자들을 떠나가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받을 고통을 낱낱이 예견하십니다. 세상의 악 앞에 방황하고 흔들릴 제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셨을 것입니다. 어린 자식들을 두고 떠나가는 부모 심정이셨을 것입니다. 그런 당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그뿐만 아닙니다. 제자들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고통을 이겨내야 할 명분을 동시에 제공하십니다. 예수님 당신도 우리에 앞서 고난을 겪으시겠지만 당당하게 극복하실 것이며, 세상의 악과 싸워 승리하실 것임을 확증하십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예수님의 예견처럼 우리들의 미래 역시 쉼 없이 넘나드는 파도처럼 많은 고통이 따를 것입니다. 한 평생 다양한 유형의 고통과 계속해서 직면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이 끝이 아니기에, 이 세상 그 너머에 또 다른 시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에 이승의 목숨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분이 세상을 이긴 것처럼 우리도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야 할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이란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덧없습니다. 그토록 난다 긴다 하던 사람도 하느님께서 불러 가시니 단 한 순간에 내리막입니다. 순식간에 그저 한 줌 흙밖에 남지 않습니다. 한 순간 맥없이 막을 내립니다. 신산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등바등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회의감도 많이 듭니다. 삶에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는 데서 오는 실망으로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없이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삶을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의 인생에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이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지, 왜 이 십자기를 끝까지 져야하는지 잘 아는 사람은 그 어떤 힘겨운 상황이라도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용기를 내십시오. 예수님께서 우리에 앞서 고통을 견뎌내셨습니다.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그 결과 하느님 오른편에 좌정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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