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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백성환 신부님 강론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9 조회수746 추천수6 반대(0) 신고

제목 ; 2006년 5월 29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 백성환 신부님

 

 2006년 5월 29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요한 16,33)

 

 In the world you will have trouble,
but take courage, I have conquered the world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이별하시면서 격려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

 

 주님께서는 자주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분명 세상은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온갖 질병과 죄악과 유혹이 난무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두려워하거나 좌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에 함께하시고자 십자가의 수난을 겪으셨습니다. 우리의 고독한 죽음을 함께하시려고, 죽지 않으시는 하느님이심에도 그 신분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시어 십자가의 죽음을 겪으셨습니다. 우리가 빈 공간으로 사라지지 않게 하시려고 승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이기셨고,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 피정을 떠납니다. 피정은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으로 가서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죠. 지금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 내가 얼마나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서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 다시 한 번 신앙인으로서 삶의 목표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꼭 피정 만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안에서 피정과 같은 시간을 매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주 월요일이 되면 주일을 경건하게 보냈던 제 마음이 현실의 삶 속에서 흩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게 됩니다. 하루를 잘 산다는 것이 참 어렵죠. 오늘을 마감하며 끝기도를 바칠 때에 또다시 반성하게 되겠지만, 항상 예수님을 잊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한 수도원에서 몇 일 동안의 개인 피정을 했을 때였습니다. 기도 중에 갑자기 한 순간의 정적을 느꼈습니다. 주변이 조용하기는 했지만 잠깐의 정적이 지난 이후에 자동차소리도, 사람의 목소리도, 일상의 소음도 그대로인데, 그때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던 새소리와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소리가 더 크게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의 소음 속에 감추어진 소리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께 대하여 말씀하시는 사랑의 마음을 알고 난 뒤,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서 하느님께로부터 오신 분이심을 믿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제자들 보다 예수님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알고 지냅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하느님을 사랑하시고 인간을 사랑하시는지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핑계로 그 목소리를 외면하고 아예 듣지 않으려 귀를 막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입니다.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사는 사람들은 현실의 소음 속에 아름다운 소리들을 듣지 못하고, 더 나아가 아름다운 세상을 보지 못하고 사는 것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사랑하는 내 아이와 가족의 얼굴 속에, 연인들의 아름다운 눈길 속에, 그리고 노력하는 삶의 땀방울 속에 예수님은 늘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헬렌 켈러 여사의 글 중에 “내일이면 귀머거리가 될 것처럼 말소리와 새소리, 오케스트라의 힘찬 선율을 들어보십시오. 내일이면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못 만져보게 될 것처럼 만져보십시오. 내일이면 다시는 냄새와 맛을 못 느낄 것처럼 꽃향기를 마시며 매 손길마다 맛을 음미하십시오”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소중한 것을 간직할 줄 아는 것, 그것은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늘 소중한 것을 잃고 난 뒤에 비로소 그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죠. 오늘 복음에서 나중에 닥쳐올 예수님의 죽음으로 통한해 하고 불안해할 제자들의 모습을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리석고 죄 많은 사람들을 위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우리는 느낍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고난과 죽음 앞에서 무력하게 도망칠 제자들을 알고 있었고, 홀로 남겨질 것을 아시면서도 그러한 사람들을 신뢰하고 사랑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사랑은 세상을 향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며 목숨을 내어놓은 위대한 사랑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람에 대한 신뢰와 사랑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한결같으십니다. 사람을 용서하고, 잘못한 이들에게 끊임없이 신뢰를 보내며, 그 누구에게도 사랑이 전해지길 바라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곧 하느님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바로 이런 사랑의 하느님이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소중한 것을 간직하고 아낄 줄 아는 마음, 현실 속에서 잊었던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 속에서 소중한 것을 찾아내고 하느님을 발견하는 그런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백성환 신부 -

 

                              

                                  가톨릭성가 446번 / 우리는 주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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