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詩 레오나르도
살갗 태우는 들녘에서
튀어오른 흙물 점점 꽃으로 피고
한가로운 빨래통이
꽃 지울 때 사념의 찌꺼기 붉다
논 가운데 두발 뿌리처럼 깊어
꼼짝 못하고 낑낑거리다
허수아비처럼 흔들리며 간신히 걸어 나오고는
다시 또 들어 가야하는
거긴 고향이었다
눈물 넘 어 그곳에 가면
새참이고 오는 네 모습
옹기종기 모인 벗들이며 논 가는
휘어진 뿔의 순둥이 큰 눈망울
산 들 바람이 지우고 간다
마른 눈 번 하고 목이 마른 데
미꾸라지가 다 마셔 버렸다
나 마실 물 그곳에 맑게 흐르건만
여기는 타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