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09 조회수767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6년 6월 9일 연중 제9주간 금요일

 

 

The Lord said to my lord,
‘Sit at my right hand
until I place your enemies under your feet.’
David himself calls him ‘lord’;
so how is he his son?”(MK 12,36)

 

 

제1독서 티모테오 2서 3,10-17

 

복음 마르코 12,35-37

 

어제는 오시겠다는 순례객이 많아서 야외에서 미사를 했습니다. 갑곶성지에서 미사 참례를 하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곳은 미사 후에 성지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미사가 끝난 뒤에 성지 설명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점점 날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약간 불안했습니다. 사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았거든요. 따라서 저는 성지설명을 하면서도 비가 오면 어떻게 할지를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천막을 쳐 놓았으니, 비가 오더라도 이곳에서 계속 설명을 할까?’

‘아니야. 오늘은 연세 드신 분들이 몇 분 되시는 것 같던데, 이곳에서 설명을 하면 감기 걸리실 지도 몰라. 경당으로 옮겨서 설명을 하자.’

결국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던 성지 설명을 중간에 멈추고, ‘비가 오니 경당으로 옮겨서 설명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지요. 솔직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 많은 분들이 들어가기에는 경당이 너무나 비좁았거든요. 그래도 비를 피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는 생각에 경당으로 옮기는 선택을 과감하게 했습니다.

잠시 뒤, 경당에서 성지 설명을 이어서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비좁을 것 같았던 경당이 전혀 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300명 가까이 되시는 순례객 중에서 성지 설명을 듣기 위해서 경당으로 오신 분은 20명도 되지 않았지요. 아마 비가 오니 얼른 식사를 하고서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래서 설명 듣는 것은 포기하시고 식사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저는 경당으로 오신 분들에게 성심성의껏 성지설명과 함께 제가 이곳에서 체험한 것들을 함께 나누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설명이 모두 끝났고, 이 분들은 다시 일행이 계신 곳으로 식사하러 가셨습니다.

잠시 뒤, 사람들이 제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세요.

“신부님, 아까 경당으로 가서 신부님 설명을 들으셨던 분들이 너무나 좋다고 하던데……. 저희들에게도 그 말씀 다시 해주시면 안돼요?”

저는 이 말에 “성지 설명이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되기 때문에, 저는 하루에 한번만 설명합니다. 다음에 다시 오셔서 설명 들으세요.”라고 말씀드렸지요.

조금 얄미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들은 어떠한 희생 없이 누릴 것 다 누리겠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 자신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간단히 한번 기도하고 아주 많은 것을 얻겠다는 얌체 심보를 가졌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사람들의 겉모습을 보면서 얄미운 생각이 드는데, 하물며 속마음까지 모두 보시는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얼마나 얄밉게 보일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확실하게 말씀하시지요. 왜냐하면 인간들의 제한된 생각으로 주님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도 우리들은 주님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자기 자신의 희생은 전혀 없이, 좋은 것은 모두 자기에게만 주셔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기적인 기도를 하고 있지 않나요?

우리들도 보기 싫은 얌체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 얌체를 주님께서는 좋아하실까요? 스스로의 희생을 아끼지 않으면서 진실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되길 소원하여 봅니다.

얌체가 되지 맙시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엘러 휠러 윌콕스)

오늘날 세상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지요.
부자와 빈자는 아니에요. 한 사람의 재산을 평가하려면
그의 양심과 건간 상태를 먼저 알아야 하니까요.
겸손한 사람과 거만한 사람도 아니에요. 짧은 인생에서
잘난 척하며 사는 이는 사람으로 칠 수 없잖아요.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도 아니지요. 유수 같은 세월
누구나 웃을 때도, 눈물 흘릴 때도 있으니까요.

아니죠. 내가 말하는 이 세상 사람의 두 부류란
짐 들어주는 자와 비스듬히 기대는 자랍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겹게 가는 이의 짐을 들어주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남에게 당신 몫의 짐을 지우고
걱정 근심 끼치는 기대는 사람인가요


L'etern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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