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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굶어죽지 않을 만큼만...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3 조회수856 추천수10 반대(0) 신고




독서: 1 열왕 17, 7-16
복음: 마태 5, 13-16

 
동쪽으로 동쪽으로 
숨어들어간 대 예언자.
 
어쩌다 공짜로 얻어먹는가 했더니 
그것도 잠시. 
물도 음식도 끊겨버렸다.

하는 수 없이 유랑 걸식에 
나선 하느님의 사람. 

한끼의 때거리만을 달랑 남겨두고
세상을 버리려 하는 과부의 사정을 알고도 
그것을 구걸하는 사람은 오죽한 신세일까?

종교적인 면을 싹둑 자르고 보면
엘리야의 현실이 정말 그렇다. 

그렇다.
예언자라고 해서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해서
백성과 유리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누구보다 백성의 삶과 밀착되어야 한다.

백성이 굶으면, 예언자도 굶고
백성이 아프면, 하느님의 사람도 같이 아파야 한다.

사렙타의 과부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과는 달리 사는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두려움없는 평온.
걱정 근심없는 깊은 신뢰.
절망을 넘어 희망을 보는 눈.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오는가?
누가 저런 평화를 주시는가?

그것이 바로 사렙타 여자가 
죽기를 그만두고 살기를 다시 선택한 이유다.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죽어도 살 것이다!

과부는 그후,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겨우 먹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정말 그랬다.
단지(항아리가 아니라)에는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독이 아니라)에는 기름이 마르지 않았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람을 만난 이후의
그녀의 삶은 기적처럼 변화되었다.
그녀의 기름병의 기름처럼
그녀의 단지의 밀가루처럼
두려움없는 평화와 샘솟는 희망이 
결코 그 밑바닥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그렇다.
진정한 하느님의 사람이 
세상에 던져주는 빛은 
가늘지만 은은하게, 그렇게 지속적으로 
멀리 멀리 퍼져나가는 법이다.

그렇다. 
진정한 하느님의 대변인이 
사람들에게 끼쳐주는 영향은
그늘진 마음 속에 슬며시 스며들어
죽음의 부패를 막고 생명을 보존하는 
한 줌의 소금으로 오래도록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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